기관인터뷰_대전도시공사

공기업은 지역 혁신생태계의 리더
사회적 책임과 공공의 만족, 쌍끌이 지원

대전도시공사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지방공기업 혁신 강화’라는 전략 아래 혁신제품 구매 촉진을 위해 노력하는 공기업으로 손꼽힌다. 최근 3년간 혁신제품 구매실적을 살펴보면 대전도시공사가 혁신제품 구매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1억 3천만 원의 혁신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정부의 혁신조달 트랙에 구매기관으로서 첫발을 디딘 대전도시공사는 2020년 4억 4천만 원, 2021년에는 총 10건 27억 6천만 원의 구매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20배나 증가한 수치다. 지방공기업 가운데 혁신제품 구매 실적이 이처럼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인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대전도시공사 김홍준 부사장

“혁신제품의 품질은 역시 명불허전이더군요. 일례로 저희 공사가 갑천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도로포장에 따른 소음과 민원 발생으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녹색제품이자 혁신제품인 ‘복층 저소음 배수성 포장재’를 구입하여 포설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배수가 잘되고 소음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민원 해결은 물론 안전사고 예방, 저소음으로 인한 방음벽 설치비용 절감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대전도시공사의 김홍준 부사장은 구매기관 입장에서 혁신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높은 품질 만족도를 꼽는다. 정부의 혁신제품 구매 촉진의 주요 목적은 기술력 있는 기업의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해당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품질 만족도 자체가 떨어진다면 구매 지원 효과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생각이다. 공공수요의 만족까지 충족되어야 혁신제품 발굴의 취지가 달성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전도시공사는 혁신제품을 구매하는 자세부터 중장기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혁신제품 구매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전도시공사는 주택과 도로 건설, 설비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된 건설 관련 기업이기 때문에, 단순한 시혜성 구매 목적으로 혁신조달 트랙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혁신제품이 기술력에서도 충분한 구매력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얼마나 꼼꼼하게 시장조사와 품질검사를 거쳤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매한 제품들도 영상감시장치, 수중펌프, 원심펌프, 배전반, VCB반, 디젤발전기, 아연도강판내진패널, 복층저소음배수성포장(RSBS) 등 건설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전도시공사가 혁신제품 구매 포인트를 오로지 기술력과 품질로 한정한 것은 아니다. 대체가 가능하다면 혁신제품에 구매 우선순위를 주고 적극적으로 혁신조달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혁신제품 구매 자체가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취지에서 모든 부서에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혁신제품 기업 발굴과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공공구매 및 혁신계약 촉진 내규를 제정하고, 혁신제품의 우선 구매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 구매 부서와 사업 부서간 구매촉진 간담회, 내부 평가 보상, 혁신구매 경진대회 참여 등 전사적 차원의 관련 대책을 마련해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의 혁신제품 구매 실적 향상은 대전도시공사가 이처럼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대전도시공사는 단순히 혁신제품 구매 실적을 늘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혁신기업 육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업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2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고 약 150여 개 기업에 대출을 지원 하는 등 스타트업 지원 및 혁신기업 육성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부서 간의 각종 아이디어 발굴을 장려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전도시공사가 펼치는 혁신제품 구매 촉진 활동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실시간으로 구매 촉진이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고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것이다. 공기업이 민간기업에 비해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는 편견을 일거에 불식시키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지방 공기업은 지역에서 기업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를 리드하는 중요한 주체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소홀할 수가 없습니다. 지역의 기업 생태계를 선순환 구조로 유도하면서도 공공의 이익까지 만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팀별 혁신점검보고회 등을 통해 혁신제품 구매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관련 비용을 예산에 적극 반영하여 중소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김 부사장은 또한 혁신수요를 발굴하는 전방위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기존의 수요만으로는 혁신제품의 구매를 촉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적극적인 수요 발굴에 나서는 것이 정부의 혁신조달 정책에 부응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자발적 참여로 이어진 현장의 실천

대전도시공사는 중기 혁신제품 구매 로드맵을 수립함으로써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제품 발굴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사내 각 부서의 사고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체감 효과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희 공사에서는 임직원들이 권역별 순회 전시회에 참관해 지역 업체의 혁신제품 정보와 제품의 트렌드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이 어떤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지부터 알아야 공공 수요의 니즈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공공의 수요 발굴이 더 확대되려면 기업과 제품에 대해 알아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좋은지 쌍방향으로 유기적인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김 부사장의 정확하고 간결한 설명들이, 정부의 혁신조달 정책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대전도시공사는 조달청 혁신장터 내 혁신 인큐베이팅에도 전 부서가 참여하여 혁신수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경영진의 확실한 철학과 실천 의지가 전사적인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는 증거다.


“실적을 성과와 연결시키고 내부포상을 통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부 정책을 교육시키고 계도한다고 하더라도 자발적인 참여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장기적이고 튼튼한 산업구조 토대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육성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지역 경제를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키는 데 지방 공기업이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김 부사장의 말처럼 대전도시공사는 대전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의 위상은 경영실적에서부터 남달라, 전국의 도시개발공사 중에서 유일하게 29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온 실적이 돋보인다. 수익을 내는 도시개발과 주택사업 외에도 대전오월드 운영사업, 임대주택 관리사업 등 지역주민 서비스를 위해 추진하는 공익적 사업을 병행하면서도 3년 연속 경영실적이 신장되었고, 지난 해에는 262억 원의 흑자를 내어 70억 원을 배당하기까지 했다. 2022년 기준 매출액은 약 6,500억 원이다. 그간 누적 배당액이 1천억 원에 달해 대전시 건전재정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자생력은 혁신기업 육성이나 혁신수요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지방 공기업은 설립 목적에 맞게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과 조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경영성과 중심의 수익성에 비중을 두었으나, 최근 ESG 경영트렌드의 흐름에 맞춰 공공성 측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주민 복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공사의 경영 기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의 혁신기업 육성 지원과 혁신제품 구매 촉진 활동도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이 전제되는 경영활동입니다.”

자체적인 기업 경영활동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혁신기업 육성 지원과 혁신수요 발굴에 나선다는 김 부사장의 말은 공기업의 존립 취지를 단적으로 되새겨주는 설명이다.

지역경제 생태계를 위해 공공성이 우선

김 부사장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대전도시공사는 공사 고유의 사업영역 외에도 일상적인 업무영역에도 혁신제품 구매 촉진을 실천하고 있다. 터치하지 않고도 감응하는 엘리베이터 버튼 필름 구매 계획을 갖고 있으며, 친환경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녹색제품의 적극적인 구매는 물론, ‘종이문서 없는 기업’ 실천 운동과 친환경 텀블러 구매를 통해 1회용 종이컵을 없애는 사내 캠페인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저희가 오랫동안 실천해온 녹색제품 구매 촉진도 마찬가지지만, 혁신제품 구매 촉진에서도 대국민 인지도 확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사에서는 오는 11월부터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혁신제품 전시도 계획중이다. 혁신제품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저희 대전도시공사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원도심에 본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신도심쪽으로 이전했지만, 저희 공사마저 이전하면 지역 상권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내내 공공성의 원칙을 강조하는 김 부사장, 대전도시공사의 정체성이 뚝뚝 묻어난다.

대전 출신의 김홍준 부사장은 대전상고와 한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지난 1993년 대전도시공사에 입사해 올해로 22년째를 맞았다. 운영관리팀장, 경영지원팀장, 대전오월드원장, 경영지원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지난 2020년부터는 경영부사장으로서 공사 주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혁신기업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도시공사의 2022년 주요 경영목표는 ‘시민이 행복한 스마트 도시’다. 갑천 호수공원 사업의 본격 추진은 물론,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의 정상 추진, 산업용지의 확보로 일자리 창출과 도시경쟁력 확보, 청년 · 신혼부부를 위한 ‘다가온 임대주택’ 건설, 대전오월드에 나이트 유니버스 특화시설 조성 등 굵직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공공의 혁신수요 발굴에도 지속적인 전개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