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사다리_혁신조달 초중고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

“재활용품을 내놓을 때
엄마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용수철 재활용 공병 수거함’은 엄마에 대한 사랑에서 태어났다.

혁신수요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차유찬 학생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그 안에는 일상의 안전 확보와 환경보호라는 두 개의 거대한 주제가 담겨 있다.
혁신수요 아이디어 공모전 초등부 최우수상, 차유찬 학생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생활 속에서 발견한 깜짝 아이디어

충무초등학교 5학년 3반에 재학 중인 차유찬 학생은 앳된 얼굴의 어린이다. 그에게 혁신수요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을 안겨준 ‘용수철 재활용 공병 수거함’은 엄마에 대한 사랑에서 태어났다. 어린이들이 대개 그렇듯 차유찬 학생도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곤 한다. 주말이나 연휴 등 시간이 허락할 때에는 아버지와 함께 낚시나 캠핑을 즐기는데, 이번 추석에도 아빠와 서해안으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아버지와의 시간이 스페셜 이벤트로 가득하다면, 늘 함께하는 어머니와의 시간은 따뜻한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초 어느 수요일, 그 따뜻한 일상이 침범되는 작은 사건이 발생했다. 오순도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차유찬 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으로 나섰다. 수요일에는 다양한 재활용품을 내놓을 수 있는 요일이어서, 차유찬 학생과 어머니가 버릴 물품을 나눠들고 종종 걸음으로 분리수거장으로 향하는 날이기도 했다.

어머니는 평소처럼 유리병을 공병 수거함에 투입했다. 수거함은 박스 형태의 테두리에 수거용 자루를 씌어놓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날따라 자루가 좀 널널하게 걸려 있었던 듯하다. 공병이 바닥까지 떨어져서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어져버린 것이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차유찬 학생도 어머니가 다치진 않았는지 마음을 졸였다.

얼마 후 학교 게시판에서 조달청의 혁신수요 아이디어 공모 포스터를 보게 된 차유찬 학생은 어머니와 아이디어를 상의했다. 차유찬 학생은 자신이 일상에서 어떤 불편을 겪었는지 생각해봤다. 얼마 전 어머니를 다치게 할 뻔한 사건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유리병을 깨뜨리지 않고 담을 수 있는 재활용 수거함이 어떨까? 어떻게 하면 유리병이 깨지지 않을 수 있을까? 차유찬 학생은 1년 전 4학년 때의 과학수업을 떠올렸다. 레고로 건축물을 만들길 좋아하는 차유찬 학생에게 과학 시간의 만들기 수업은 언제나 흥미진진했다. 작년에 용수철로 작동하는 저울을 만든 일도 아주 재미있었다. 차유찬 학생은 용수철을 유리병 수거함에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수거함 바닥에 용수철을 설치하고, 그 위에 판을 올려놓기로 한 것이다. 공병을 수거함에 넣으면 용수철이 살짝 내려앉으면서 충격을 완화해준다. 그런데 용수철을 설치해도 판 자체가 단단하면 유리병이 깨어져버릴 수 있지 않을까? 차유찬 학생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용수철 위의 수거판을 폭신폭신한 스티로폼 재질로 만들면 유리병 파손 위험성을 더욱 낮출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머니는 스티로폼 아래에 나무판을 겹치면 더 튼튼해지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무거운 병이 쌓이면 용수철이 점점 눌릴 것이에요. 그럼 수거함이 점점 깊어지면서 더 많은 병을 넣을 수도 있어요. 병이 깨졌을 때 엄마가 놀라서 저도 같이 놀랐어요. 엄마가 다칠까봐 많이 걱정했는데, 수거함을 이렇게 만들면 사람들이 다치지 않을 것 같아요.”

차유찬 학생은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평소 부모님과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놓고 대화를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너무 더운 여름과 너무 추운 겨울의 두 계절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것도 무섭고 싫은 일이었다.

차유찬 학생의 가정에선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외출할 때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게 습관처럼 되었다. 어머니가 반찬 같은 음식물을 살 때면 아예 집에서 반찬통을 가져가서 비닐이나 일회용 용기 사용을 막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차유찬 학생은 쓰레기 무단투기 같은 일은 상상도 못하는 어린이로 자랐다. 쓰레기가 생기면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휴지통에 버리는 습관도 생겼다. 차유찬 학생에게 환경 문제는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환경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길에 쓰레기가 많이 보이면 기분이 나빠요.”

혁신수요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차유찬 학생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그 안에는 일상의 안전 확보와 환경보호라는 두 개의 거대한 주제가 담겨 있다. 차유찬 학생이 맞이할 미래가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하며 지속 가능한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 혁신조달은 그런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