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환경을 구하자’라는 비전을 추구하며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스타스테크’는 지난 1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에 선정되며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스타스테크에서 개발한 친환경 제설제 ‘ECO-ST1’은 △쓰레기가 자원으로 바뀌는 혁신적 아이디어 △폐기물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동시에 제설제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 상용화 △사회적 가치 창출과 ESG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판 뉴딜’은 정부의 대전환 사업으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너무 원대한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 글로벌 케미컬 친환경 회사로 성장하고 싶어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바스프(BASF)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는 거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어요”
1997년 대학생 신분으로 호기롭게 창업 시장에 뛰어든 양승찬 대표는 수많은 장애물을 헤치며 탄탄하게 내공을 쌓아온 만큼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나직하지만 패기 넘치는 말투다.
스타스테크가 지난 5년동안 보여주고 있는 놀랄만한 행적을 보면 그의 포부가 전혀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스타스테크는 해양쓰레기로 불리는 불가사리를 이용해 창업 1년만인 2018년 친환경 제설제 ‘ECO-ST1’을 완성했고, 이후 기술 가치를 인정받아 시리즈A, B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를 받으며 거침없이 비상하고 있다. 2019년 환경창업대전에서는 1등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20년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되는 한편 2021년에는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그린 뉴딜 유망기업(녹색혁신기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믿기 힘들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설립 3년 만에 업계 1위로 도약한 스타스테크는 현재 국내는 물론 일본, 러시아, 터키, 중국,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 진출하며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
스타스테크가 이처럼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일을 즐기고 한 번 목표한 것은 결단코 이뤄내야만 하는 양 대표의 굳은 결기가 한몫을 했다.
“계획을 세워 놓으면 어떻게든 해내야만 직성이 풀려요. 창업 초창기에는 꿈에서도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투자자들과 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병적일 정도로 크고요. 머릿속으로 상상하기만 했던 일들을 현실화 해나가는 것도 재미 있었어요”
스타스테크가 불가사리 추출 성분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ECO-ST1’은 기존 제설제가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말끔히 해결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철근이나 아스팔트, 시멘트, 승용차 등의 부식을 막고 가로수 황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침투 효과와 융빙 성능 또한 뛰어나다. 특수 코팅된 구슬 형태로 만들어져 분진을 발생하지 않기에 호흡기 질환도 걱정이 없다. 1년 만에 폐기해야 하는 기존 제설제와 달리 3년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
굳이 흠을 찾자면 일반 제설제에 비해 가격이 1.5배 정도 비싸다는 것이지만, 지자체에서 매년 쏟아붓는 도로 보수 비용을 고려한다면 경제적으로도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양승찬 대표가 영업을 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기존 제설제의 경우 염화이온 성분 때문에 환경문제가 발생하는데, ‘ECO-ST1’은 불가사리의 탄산칼슘 다공성 구조체가 염화이온을 흡착해서 도로 위 염화이온 농도를 감소시켜 줘요. 결과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한 여러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죠”
정부가 양식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불가사리를 어민들에게서 사들여 소각 폐기하는 비용(연간 670억 원)까지 감안한다면 이 제품의 경제적•환경적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ECO-ST1’은 일본 공인시험기관에서 증류수 보다 부식 억제 효과가 있음을 인정받아 국내 판매보다 일본 수출을 더 빨리할 수 있었다. 양 대표는 현재 캐나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데, 이후 많은 물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 커리어도 없고 투자금도 넉넉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을 불사한 양승찬 대표가 온갖 리스크를 딛고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불굴의 정신력과 강한 체력이 밑바탕이 됐다.
사업 초기 겨울 시즌 2~3달 동안 직원들과 트럭 3대를 빌려 직접 전국을 돌면서 영업을 했고, 필드 테스트를 하기 위해 제설제 20톤을 전국 지자체에 무상으로 전달하며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했다. 조달청 심사를 받기 위해 필요한 물량을 맞추느라 하루에 서울 본사와 당진 공장을 왔다갔다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몇 주 동안 감당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그 당시 완전 막노동꾼 생활이었다며 허심탄회하게 소회를 밝힌다.
“한 시간 가량 쪽잠을 자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몸은 피폐해졌고, 허리는 다 나가고.. 손가락이 짤릴 뻔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제조업 현장에 있는 분들이 연배가 있다보니 생산 공정에서 ‘젊은 놈이 뭘 알아’하며 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20번이고 30번이고 직접 시연을 하면서 타당성을 설명해줬어요.”
위기는 또 있었다. 군대에서 알게 된 부사관이 선뜻 지원해준 3,000만 원에 친구들과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녹록치 않게 사업을 시작했는데, 불가사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2~3천만 원 가량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크고 작은 위기는 수시로 찾아왔다.
하지만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성공학의 대가인 나폴레온 힐은 ‘인내와 끈기와 피나는 노력은 성공을 안겨주는 무적불패의 조합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2019년 ‘ECO-ST1’이 조달청의 우수 조달제품과 조달혁신 시제품으로 선정되면서, 1년차에 6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년차에 40억, 2021년 171억 원(공공조달 128억 원)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혁신조달 인증제도를 통해 지자체에서 예전보다 ‘ECO-ST1’에 관심을 더 갖게 되면서 대량구매가 이어졌고, 제품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를 하는 선순환이 이뤄진 것이다.
”신생기업이 B2G 시장에 진출하는 게 상당히 어려워요. 수요처들과 기업 간의 알력도 있고, 또 저희가 아는 라인도 없고.. 그런데 당시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뚫을 수 있는 제도들이 많이 구비되던 시기였어요. 혁신 조달이나 기술 개발 제품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에게 정부가 구입을 권고해주는 사업이 많았어요. 나이가 젊다는 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빠르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정부에서 새로운 지원 사업을 발표할 때마다 빠르게 캐치해서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렸어요“
양승찬 대표는 매사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공법으로 맞섰고, ‘될 때까지 한다’는 투지력을 발휘해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친환경 제설제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스타스테크는 중기 계획으로 불가사리를 완벽하게 업사이클링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불가사리에서 다공성 구조체를 추출하고 남는 콜라겐 성분으로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만들고, 불가사리 폐액은 액상비료로 가공하고 있다. 불가사리는 유기 물질이 풍부해서 효과 좋은 친환경 비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양 대표의 설명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폐기물이 하나도 없는, 폐기율 0%의 진짜 친환경이 되는 것이죠. 앞으로 완벽한 업사이클링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투자자와의 약속은 꼭 지킨다’를 철칙으로 여길 만큼 남다른 책임감과 빠른 실행력을 지닌 양승찬 대표의 확신에 찬 말투에서 스타스테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