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조달합니다_클린엠테크

공공성과 경제성을 일거양득하는
혁신적 위생기업

클린엠테크는 2020년에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두 돌을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클린엠테크의 ‘업력’은 혁신조달에 등록된 기업 가운데 가장 짧은 편이다. 하지만 클린엠테크의 혁신제품인 ‘안티바이러스위드’에는 어설픔이 없다. 클린엠테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보건위생 소재인 ‘물’에 첨단기술을 더했다. 세제 없이 손을 닦는 세척기는 공공 보건위생을 강화하면서 운영 비용은 획기적으로 절감해준다.

확실한 세척력으로 공공 보건위생을 확보한다

2017년, 클린엠테크의 김수원 대표는 가업 승계를 위해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대기업을 그만뒀다. 그의 집안은 2개의 제조기업을 운영해왔다. 하나는 광학렌즈와 그 기계 설비를 제작하는 업체였고, 다른 하나는 공업용 세척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기계 가공을 마친 MCT나 CNC 설비에는 많은 기름때가 묻는데, 공업용 세척기는 이 기름때를 고압의 물로 씻어주었다. 세제 없이도 물은 검게 변한 공장 설비를 깨끗하게 바꾸어놓았다. 김수원 대표는 활용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물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고압 세척기를 고민하며, 2020년 2월 클린엠테크를 설립했다. 김수원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미리 구상해둔 상태지만 사업의 진행에는 만전을 기했다. 3월,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에 선정되어 사업화 과정에 대해 배웠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정말 학교나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한 전반 상황을 모두 가르쳐줍니다. 회계와 세무, 마케팅 등을 모두 교육시켜주고, 지원금을 줍니다. 직접 사람도 뽑고 제품도 만들어서 사업을 해보라는 거죠. 원래 청년창업사관학교는 1년 과정인데, 최상위 점수를 받으면 예외적으로 1년 더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최상위로 분류되어 2021년에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첫 해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로 김수원 대표는 2020년에 이미 손세척기를 완성도 높게 개발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시장에 급히 진출하지 않았다. 제품의 완성도가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 들어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능입니다. 위생제품인 만큼 성능을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세제 없이 수압으로 손을 씻는 세계 최초의 장치라서 비교 군이 없고 세척 정도를 확인할 규격도 없기 때문입니다.”

클린엠테크는 제품의 세척력을 확인할 방법을 직접 찾아 나섰다. 2,000명 이상의 시험참가자에게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그 손을 면봉으로 긁어 ATP테스트를 진행했다. 부산국립병원과 보훈병원 등에 검증을 의뢰하기도 했다. 생균수 측정보고서와 미생물 검사 결과 보고서 등을 통해 클린엠테크의 안티바이러스위드의 세척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클린엠테크는 손 씻는 방법에 따른 세척력 비교 실험을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비교군은 알코올 소독, 물로 직접 씻을 때, 비누로 직접 씻을 때, 안타바이러스위드를 사용할 때의 4가지였다. 씻기 전과 비교할 때 알코올 소독은 세균의 43%를 소독해줬다. 물로 꼼꼼하게 씻었을 때에는 그 수치가 54%로, 비누까지 활용하면 79%로 늘어났다. 김수원 대표는 세제를 사용했을 때의 세척력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당연히 높다고 이야기한다.

“비누를 쓰면 당연히 깨끗해집니다. 그런데 비누를 쓰더라도 직접 손을 씻을 때에는 습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손에는 손금이나 마디마디처럼 접힌 곳이 많습니다. 이런 데 숨은 세균을 아주 꼼꼼하게 씻어내기란 쉽지 않죠.”

클린엠테크의 안티바이러스위드로 세척했을 때에는 세균의 97%가 씻겨나갔다. 고압으로 손 안의 접힌 부위를 닦아낸 결과다. 김수원 대표는 습관에 따른 세척력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티바이러스위드는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 메리트가 있습니다.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어른들은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쓰고 손도 꼼꼼하게 씻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다릅니다. 안 씻으려고 하는 친구들도 많고, 씻는다고 씻어도 구석구석까지 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티바이러스에 캐릭터 커버를 씌우고 유치원에 설치해서 아이들의 반응을 확인해봤습니다. 캐릭터의 영향도 크겠죠. 아이들이 안티바이러스위드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자꾸 손을 씻어보려고 했습니다.”

높은 경제성도 뛰어난 경쟁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손을 씻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알코올 손 세정제가 유아의 눈에 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고, FDA(미국연방식약청)에서는 유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며 손 세정제59종의 상품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이없게도 손 세정제의 알코올을 마시고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알코올 성분이 화재로 연결되기도 했다. 차안에서 담배를 피우며 알코올 세정제를 사용하다가 차량이 폭발했고, 알코올 세정제가 묻은 행주를 삶다가 집에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다. 창가에 놓인 알코올 세정제가 태양열에 가열되었다가 학교에 불이 난 일도 있었다. 물론 이런 사건사고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알코올 등 각종 첨가제에 대한 불안감은 안티바이러스위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알코올 세정제나 비누 같은 물질은 직접 만져야 사용할 수 있다. 타인과의 접촉 공유는 감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실제 감염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찝찝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건 분명하다. 안티바이러스위드에는 접촉이 없다. 기기의 입구에 손을 넣으면, 고압으로 분사되는 물이 손을 세척해준다. 사용자의 손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는다. 허공 위에서 다가오는 물과 맞닿는 게 전부다.

비누나 알코올 소독제 같은 세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안티바이러스위드는 경쟁력을 지닌다. 하루 200명이 주말을 제외한 월 20일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알코올소독제의 월 유지비는 20만 원가량이 된다. 살균소독티슈의 유지비는 더 높은 28만 원 안팎으로 평가되었고, 비누는 제품 사양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었다. 물만 사용하는 안티바이러스위드의 월 유지비는 32,700원에 지나지 않았다. 안티바이러스위드가 고압으로 물을 분사하는 시간은 4초다. 이 과정에 사용되는 물은 800ml다. 수도꼭지를 열어놓으면 분당 8~12리터의 물이 나온다. 공공화장실에서 손을 씻을 때 물을 잠갔다가 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공화장실 이용자가 30초간 손을 씻을 때 소요되는 물은 산술적으로 4~6l에 이르는 셈이다. 주기적인 필터 교체 등의 소모품비용까지 포함해서 32,700원에 불과한 안티바이러스위드의 경제성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클린엠테크는 안티바이러스위드의 출시를 뒤로 미루고 공공시장에 집중했다. 김수원 대표는 그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에는 B2B 시장 진출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는 B2G 시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클린엠테크에서 가장 신경 쓴 건 확실한 성능입니다. 문제는, 우리 같은 신생업체가 뛰어난 성능을 갖추었다고 직접 이야기해봤자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공공영역에 도전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생제품이 공공영역에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일단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서면, 그 진입장벽은 우리의 보호장벽으로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조달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신생기업의 보호장벽으로

2020년 제품의 원형을 완성한 클린엠테크는 이듬해 2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해서 제품의 성능을 꾸준히 보완하고 개선했다. 사업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졌다. 2020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은 클린엠테크의 가능성에 많은 기관이 주목했다. 2021년 4월, 클린엠테크는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공방 기술보급 지원사업과 부산경제진흥원 기술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5월에는 부산테크노파크 혁신조달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부산 지역은 지자체와 테크노파크, 공기업과 조달청이 협업한 지원체계를 2020년에 구축했다. 그리고 2021년부터 혁신조달 패키지 지원사업을 출범해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부터 판로지원까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부산 테크노파크는 혁신조달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클린엠테크의 규격서 작성을 도와주는 한편 지적 재산권 출원과 컨설팅 비용을 지원했다. 8월에 클린엠테크는 특허, 상표, 디자인, PCT 등 지적재산권을 출원 및 등록했다. 방법을 몰라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 적지 않았습니다.

12월에는 특허청 우수발명품 선정,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 인증, 부산광역시 창업활성화 유공자 시장 표창 등의 겹경사가 벌어졌다. 조달청 혁신제품 선정도 2021년을 마무리 짓는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였다. 10월에 혁신제품으로 신청했으니, 2개월 만에 초스피드로 혁신제품에 등록된 것이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특허분석을 3회 했는데, 고압으로 손을 씻는 장비는 클린엠테크의 안티바이러스위드가 전 세계에서 유일했습니다. 롤이 돌아가면서 손을 씻어주는 식의 장비는 있지만 비접촉 방식의 기계는 우리 제품뿐입니다. 창업 후 2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7건의 특허를 냈고, 60% 정도는 등록되었습니다. 보통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클린엠테크의 특허 등록은 아주 예외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때문에 우선 심사, 그 안에서도 최우선 심사대상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워낙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출원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 중입니다. 혁신조달에도 무척 빠르게 등록되었습니다. 혁신조달 제품 등록 기업 중에 클린엠테크가 가장 젊고 업력이 짧은 회사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더욱 노력했습니다. 제품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전 세계적 위기는 클린엠테크가 좀 더 빠르게 공공시장에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김수원 대표는 공공시장에서 내닫는 첫발이 제품 신뢰도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경쟁업체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B2G 시장에서의 출발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출시를 미루면서 공공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고요. 앞으로 생겨날 경쟁업체는 환영합니다. 클린엠테크를 창업하고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힘든 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제품 제작 노하우나 비용 절감 방법을 몰라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고민은 함께 뛰면서 제품을 비교할 페이스메이커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앞으로 경쟁업체가 생기면 서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테고요.”

클린엠테크의 전망은 매우 밝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보건위생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공공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제품 경쟁력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클린엠테크의 안티바이러스위드는 순수한 물만으로 손을 씻어주지만 필요하다면 물에 첨가제를 섞어 세척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김수원 대표는 첨가제의 인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체 개발하기보단 관련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조달을 통해 혁신장터에 등록된 이후 많은 지자체나 공기업이 클린엠테크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수원 대표는 국제공항이나 여객터미널 운영사와도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방역과 전자기술은 대한민국의 뛰어난 경쟁요소 가운데 하나다. 공항이나 여객터미널은 외국인이 처음 접하게 되는 대한민국 시설이다. 이런 곳에서 더 빠르고 더 깨끗하게 손을 씻어주는 첨단 위생설비는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클린엠테크는 인도와 중국 수출도 협의 중이다. 김수원 대표는 제품의 렌탈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결혼식장이나 야구장처럼 갑자기 인원이 몰리는 곳에는 판매보다 단기 렌탈이 적합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면 모두 클린엠테크의 잠재적 시장이다. 클린엠테크는 올 9월에 공장을 3배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협력업체와의 부품 우선공급 협약도 차근차근 체결해가고 있다. 빠른 성장 과정에 혁신조달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브랜드와 가치를 인정받긴 쉽지 않습니다. 공공영역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끌어주면 중소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제도 운영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조달과 시범구매제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홍보가 더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공공기관의 구매부서에선 아직도 혁신조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