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_부산테크노파크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로
지역 산업기반을 강화하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광역시에는 제조를 기반으로한 기업이 많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부산광역시의 지역 경제도 냉각되고 있다. 창업기업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기존 기업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들에게 부산테크노파크의 One-Pass 혁신조달 지원 프로그램은 큰 도움이 된다. 이보원 팀장에게 부산테크노파크의 지원 노력과 혁신조달 제도의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 기업을 공공조달 시장으로 이끄는 One-Pass

부산광역시는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 38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던 1990년대에는 인구 400만 시대가 눈앞에 있는 듯했지만 2000년대 이후 부산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부산 인구는 2000년 370만 명대로 줄어든 데 이어 2003년에는 360만 명대, 2007년에는 35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2018년에는 사망자(2만2905명)가 태어난 사람(1만9692명)을 넘어서는 인구증감 순감소 상황에 처했고, 올해 6월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부산시 산업구조 통계'에서는 2019년에만 2만 3,354명의 부산시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86.8%(2만 266명)는 생산가능인구(15~64세)이고, 40.6%(9482명)는 청년층(18~34세)이었다. 부산광역시의 젊은층 감소는 지역 산업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고, 젊은 인구의 유출로 산업기반은 더욱 약화된다. 산업구조가 취약해서 젊은 층이 떠나고, 젊은 층이 부족해서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산업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최근 부산테크노파크가 만들어낸 성과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부산광역시 현안에 최적화된 답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출자한 부산테크노파크는 부산 지역의 기술과 산업을 혁신적으로 융합해서 지역산업의 기술고도화를 추진하는 기관이다. 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부산 지역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제품화 및 판로 확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 활동을 벌이는데, 혁신성과 공공성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 혁신지향 공공조달 시장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도 사업의 일환이다.

부산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 기업성장팀의 이보원 팀장은 2006년 입사한 후 15년 넘게 부산테크노파크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이보원팀장은 부산테크노파크가 예비 창업자부터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부산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은 4개의 팀과 1개의 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업지원팀, 기업성장팀, 글로벌기술사업화팀, 인프라통합 운영팀 그리고 위기지원센터가 그것입니다. 특히 제가 속한 기업성장팀은 성장 단계별로 기업을 구분해서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성장사다리 주임의 기업 육성 업무를 하는 것이죠. 부산테크노파크 기업성장팀은 지역기업을 히든테크, 프리챔프, 히든챔피언,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클래스 다섯 단계로 지원합니다. 5단계 지원 체계는 3년 전부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스타트업을 5단계 체계에 포함하진 않았지만 매년 60~70억원 정도를 스타트업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성장팀은 월드클래스 중견기업의 전 단계인 글로벌 강소기업까지 담당합니다.”

지원대상 기업을 자세하게 분류했다는 사실은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산테크노파크는 부산광역시가 자랑하는 'One-Pass 혁신조달 지원 패키지' 사업에 참여해서 혁신 스타트업의 발굴부터 혁신제품 기술개발, 제품화, 인증, 조달 구매까지 모든 과정을 촘촘하게 지원하고 있다. One-Pass 혁신조달 지원 패키지는 부산광역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남부발전과 조달청의 협업 체제로 만들어졌다. 부산광역시와 남부발전은 각각 2억원의 사업비를 출연했고, 부산테크노파크는 우수 중소기업의 발굴과 컨설팅 및 사업화 등의 지원을 담당한다. 지역의 지원기업 발굴 사업은 부산광역시와 남부발전도 함께 진행한다. 조달청은 지원 기업의 교육과 혁신시제품 지정을 도와 부산지역 혁신기업 제품이 공공조달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협력한다.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의 지원 사업은 단계별로 이루어진다. 혁신기술을 보유한 우수한 기업의 발굴이 첫 단계이고, 컨설팅을 통한 혁신시제품 인증이 두번째 단계이다. 마지막은 등록된 시제품의 사업화 지원단계다. 컨설팅 단계에서는 제품의 성능시험 등을 함께 지원한다. 이 모든 과정의 최종 목표는 지역의 우수한 제품의 판로 확보를 돕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있다.

2021년 6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시, 조달청, 한국남부발전, 한국조달연구원과 협약을 맺고,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에 참여할 기업과 컨설팅사 모집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혁신시제품의 성공적인 등록과 시장 진입을 추진했다. 이보원 팀장은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도 조달시장에 들어갈 방법을 몰라서 힘들어한다고 이야기한다.

“10년 이상 기업 지원 업무를 해왔지만 공공조달 시장을 염두에 둔 기업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절차를 잘 모릅니다. 또, 사업 특성상 조달시장에 진출해야 하는데 방법을 몰라서 힘들어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런 곳에는 혁신시제품 신청을 통해 조달시장에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회적 성격이 강한 제품을 갖춘 기업에게도 혁신조달이라는 제도를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민간시장 진출을 최종 목표로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출발점을 조달시장으로 잡으면 좋은 점이 많다고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산 지역의 14개 기업이 혁신조달 패키지 지원을 받았고 이중 12개사는 혁신시제품 등록을 위한 예비지원 트랙을, 이미 혁신시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을 가진 2개사는 사업화를 위한 활성화 트랙을 지원 받았다. 이보원 팀장은 지난해 많은 기업이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했지만 애로사항도 적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혁신시제품은 특허와 제품의 연관성, 그리고 제품의 혁신성을 인정받은 등록 대상으로 하는데, 막상 지원을 하지만 연관성이 적거나, 제품의 혁신성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3월에 시작된 2022년 사업 지원기업의 선정은 좀 더 이러한 부분에 부합하는 기업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

“3월에 모집공고를 내서 최종적으로 6월에 13개 기업을 선정했습니다. 현재 컨설팅사와 선정기업을 매칭해서 9월에 시제품 신청 등록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예비지원 트랙(기술개발 및 인증지원 단계)에 8개사, 활성화(사업화 단계)에 5개사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공모에는 22개사가 신청했습니다. 지난 해 대비 신청기업의 수는 줄어들었으나, 지원받는 기업이 최대한 많이 혁신시제품으로 지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조달로 사업다각화와 원천기술 확보

지난해, 테크노파크의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를 통해 기술개발과 인증지원을 받은 업체 가운데 10개사가 혁신시제품 인증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5개 기업이 혁신시제품 자격을 획득했다. 이보원 팀장은 이를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혁신시제품 신청하는 기업 가운데 30~40%가 제품 등록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개 기업에서 인증을 받으려고 하면 3~4개 기업만 혁신시제품 인증을 받게 되는 거죠. 하지만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를 통해 지원받은 기업은 절반이 혁신시제품 인증을 받았습니다. 만족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난해의 성과가 좋아서 올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 면도 있습니다.”

이보원 팀장은 혁신시제품 등록이 부산 기업에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기업성장팀은 부산형 성장사다리 육성체계를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과 발전을 주도할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의 주력산업이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부산에는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이런 곳은 코로나19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다각화 방안을 간절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R&D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자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기술장터에서 기술거래를 매칭하고, 기술력있는 창업기업을 투자 편드와 매칭하는 지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매칭하고, 기술을 제품화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는 다양한 단계를 지원하면서 결과물이 나오면 뿌듯합니다. 결과물이 혁신시제품으로 등록되면 사업 다각화의 물꼬를 터줬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보원 팀장은 혁신조달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대표기업으로 해우기술을 꼽았다. 2017년 설립한 해우기술은 각종 제어보드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검체 앰플 보관장치를 혁신시제품으로 개발하면서 품목 다변화와 사업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우기술의 검체 앰플 보관장치는 코로나19 예상환자를 검사할 때 채취한 검체앰플을 환자가 직접 보관 장치에 투입하여 개별 보관하게 해준다. 추가적인 감염 전파를 예방하는 것이다. 투입된 앰플의 표면에 지정된 소독제를 분무하여 감염원을 제거하고,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검체검사의 신뢰성도 향상시켜준다. 이 제품은 혁신시제품 등록을 통해 공공조달 시장에 나왔고, 올해 1월 20일에는 서울지방조달청에서 혁신제품 지정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검체 앰플 보관장치는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우선 투입되었는데, 이후 병원 등 민간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One-Pass 혁신조달 패키지 참여기업 가운데 규모가 큰 업체로는 삼보산업이 있다. 선박에 들어가는 이중입력속도 감속기로 역시 혁신제품 인증을 받았다. 입력 회전 작동 수를 줄여서 조작시간을 절약하고, 동력 전달 능력을 높여 노동 강도를 줄인 제품이다. 이 제품으로 에너지 신산업분야에서 상당한 업무 효율성 향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스타트업이 혁신시제품으로 출발한 후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국방부 등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은 조달등록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조달 시장을 잘 모르는 기업인이 지금도 많습니다. 부산에는 제조기반 회사가 많고 창업 붐도 조성되는 추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조달에 관심을 가져도 정확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절차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보를 많이 하고 싶은데 초반에 협약 등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서 놓친 부분이 적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달기업과 지역 스타기업의 CEO를 모시고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14개의 조달기업과 15개 스타기업에서 40여 분이 참여했는데, 많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기업은 네트워킹 과정에서도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 회사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함께 뭔가를 해보자는 CEO도 계셨고, 기술이나 판로 등의 경험을 공유하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2021년도 지원받은 기업 중 고효율 LED 전광판을 개발한 케이시스는 2009년 설립 이후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조달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부산테크노파크의 혁신시제품 인증 지원을 받았다. 케이시스의 고효율 LED전광판에는 영상분석 기술과 일체형 허브보드 기술이 적용되어 블랙아웃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대기전력을 절감해준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케이시스를 인증컨설팅 전문기업인 메이저위드와 매칭하여 혁신시제품 개발에 조력했다. 케이시스의 고효율 LED전광판은 혁신제품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혁신시제품으로 등록되어 조달시장에 나가더라도 모든 제품이 곧장 기대한 만큼 판매되진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부산테크노파크에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보완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부산테크노파크가 지원한 기업 가운데는 부산의 스타기업인 샤픈고트도 있습니다. 샤픈고트는 스마트소화기로 혁신시제품에 지정된 기업으로 전년도 활성화 트랙을 지원받았습니다. 샤픈고트는 제품의 사업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기업으로 해당 지원 외에도 부산테크노파크와는 많은 인연이 있는 기업으로, 스마트소화기의 반응이 좋다고 해서 기쁩니다. 이제 샤픈고트는 고속성장만 남은 기업 같은데, 계속 좋은 성과를 내기 기대합니다.”

이보원 팀장은 공공시장에서 출발하면 민간시장에 진출할 때 강한 파급력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다며 혁신조달 제도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또, 혁신조달에 등록하기 위한 노력 과정에서 제품의 신뢰성과 기술성이 향상된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부산테크노파크는 혁신조달을 포함해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광역시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투자 편드가 가장 활발한 지자체입니다. 펀드의 조성 및 운영이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유 자금 규모도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제일 큽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스타트업과 펀드를 연계해서 창업 초기단계부터 지원합니다. 외부 자금을 투자받도록 연결해서 단계 점프를 크게 하도록 지원하기도 합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우수한 기술기업의 육성을 위해 산학협력기반의 기술장터를 매년 개최하고 지역의 16개 대학과 공동 출자 출연한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주식회사를 통해 기술창업과 투자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이 부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산테크노파크의 설립 목적은 산·학·연·관의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산업의 기술고도화를 이끄는 것이다. 부산테크노파크는 블록체인, 디지털, 데이터 등의 신산업 분야의 선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통해 부산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의 산업기반이 안정화, 고도화된다면, 부산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싶은 부산으로 인구감소나 유출 등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부산테크노파크와 이보원 팀장은 혁신의 최전선에서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며, 혁신조달은 든든한 무기로 기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