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는 혁신조달 제도 시행 초기부터 혁신제품 구매 활성화와 수요발굴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수요자 제안형 혁신제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매우 높은 혁신조달 구매실적을 올렸다. 조달청은 혁신조달 발전에 기여한 한국철도공사에 유공 포상을 수여했다. 한국철도공사 동반성장처의 최승미 부장은 정부에서 권장하는 혁신제품과 중소기업제품·기술개발제품·장애인제품 등의 우선구매를 추진하여 정부정책을 실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녀는 한국철도공사의 혁신조달 업무가 TF 구성으로 시작되었다고 회고했다. 혁신조달제도와 혁신제품의 필요성에 공감한 한국철도공사는 2020년 3월 혁신조달 활성화를 위한 전담조직인 혁신지향 공공조달 추진단 TF를 구성했다. 전사의 6개 팀에서 16인이 추진단에 참여했고, 부사장이 단장을 맡았다. 혁신지향 공공조달 추진단은 총괄·수요발굴·구매·연구개발로 구체화된 임무를 분담했다. 최승미 부장은 총괄 업무를 맡았다.
“분기별로 TF 정기회의를 열었고, 실무자 회의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잡혔습니다. 저는 사내 혁신제품 구매 활성화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관리자와 담당자들에게 근거 법령과 구매방법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문서, 메일, 현장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제도를 안내하고 철도관련 혁신제품 구매를 적극적으로 독려했습니다.”
그런데 혁신장터에는 철도관련 혁신제품이 부재했다. 혁신지향 공공조달 추진단은 직접 혁신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혁신제품 가운데 철도관련 제품이 전무하여 한국철도공사에서 혁신성과 공공성이 높은 철도관련 제품을 제조업체를 조사해야 했습니다. 공사는 리스트로 정리한 업체에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어 혁신조달 정책과 혁신제품 지정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 결과 다수의 우수기업이 혁신제품 신청에 나섰고, 정부 절차에 따라 엄격한 심의 평가를 거쳐 7건이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았습니다.”
혁신장터에서 철도관련 용품을 찾을 수 없자 한국철도공사는 혁신성과 공공성을 갖춘 제품을 직접 발굴해서 혁신제품으로 인정받도록 추천한 것이다. 최승미 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혁신제품으로 철도 긴급상황에서의 배전보호 차단기를 꼽았다. 스위치기어는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철도용품인데, 혁신제품 이전에는 SF6(육불화황)가스 절연형 스위치기어를 사용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과거 제품은 SF6가스로 전기의 흐름을 끊어줬다. SF6가스는 오랜 역사를 지닌 절연매질이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23,500배나 되는 강력한 지구온난화물질임이 밝혀지면서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게다가 동작빈도가 매우 높은 스위치기어의 특성 때문에 약 2,000회 작동할 때마다 유지·보수해야 하는 운영상의 불편도 있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용품 생산기업과 협업하여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유지보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고체 에폭시 소재의 배전보호 차단기를 개발한 것이다. 혁신제품으로 등록된 배전보호차단기는 정부의 친환경 탄소중립정책에 부합하면서, 유지보수에 따른 인력과 경비 지출을 절감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철도의 안전성을 높이는 혁신제품도 있다. 까치는 높은 나무나 전신주에 집을 짓고 산란하는 습성이 있는데, 전차선로에 생긴 까치집은 단전으로 인한 철도사고를 유발한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조류로 인한 철도 운영장애가 11건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철도공사는 사고 예방을 위해 연평균 7,000개 이상의 까치집을 제거했다. 문제는 철도망이 전국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지역이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곳에도 까치집은 만들어질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개발 공고를 수주한 철도용품 제조사는 150km/h로 달리는 열차에 탑재해서 까치집을 검출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까치집 검출장치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까치집 이미지와 GPS위치, 전주번호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해당 업무 담당자에서 송신한다. 이러한 돌출상황의 전차선로 사고 예방시스템은 철도안전을 제고하는 동시에 육안으로 까치집을 찾아 제거하던 기존의 인력과 비용도 크게 줄여줬다고 최승미 부장은 설명한다.
“물품 구매 담당자들은 경쟁 입찰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철도공사의 혁신지향 공공조달 추진단은 수의계약제도와 혁신조달 공공구매 지원근거 법령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혁신조달이 확대되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여건을 조성한 결과 2020년에는 목표 구매액인 31억 6,000만 원을 945% 초과달성한 299억 원의 구매실적을 올렸습니다. 2021년에는 철도 전용물품에서 일반물품으로 확대해서 구매 가능한 제품을 발굴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구매관리를 추진했습니다. 2021년에는 153억 원 상당의 혁신제품을 구매해서 72억 원의 목표를 213% 초과 달성했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는 41억 원의 혁신제품 구매를 추진했고, 하반기에도 구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추가적인 구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수요자 제안형 혁신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0년 봄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혁신수요 발굴을 위해 ‘혁신수요 발굴의 필요성’과 ‘공공수요발굴 TF 현장 수요과제’ 공모를 위한 전담조직 회의를 열고 관련 부서를 방문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LTE-R망을 사용하여 전국에서 차량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방식’과 ‘안전사고 예방 안내표지시스템’ 등 6건을 발굴하여 2건이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4건은 제조업체 공모 및 혁신성 평가 등을 통해 혁신제품으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21년 7월 1일부터 2022년 7월 31일까지 1년여 동안 한국철도공사는 혁신시제품 시범구매사업의 시범사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조달청의 혁신시제품 수요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제품을 조사해서 선정했고, 관련부서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다중이용시설의 초미세먼지 유입방지 흡입매트’의 시범사용을 신청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 초미세먼지 유입방지 흡입매트인 에어맥스 클린매트는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역사의 혼탁한 공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에어맥스 클린매트를 서울의 지하역사 가운데 먼지가 심각한 분당산 서울숲역에 2020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설치하여 시범사용하고 결과를 제출한 상태다.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진행한 ‘RAM 플랫폼 활용철도차량 유지보수 모니터링(KTCS-2)‘도 한국철도공사의 시범구매사업 실적 가운데 하나다.
한국철도공사의 전사적인 노력은 정부 정책에 힘을 싣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다. 지구온난화 물질의 대체용품의 개발과 구매는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또한 국민이 살면서 체감하는 환경 개선효과도 내고 있다. 혁신수요 발굴의 필요성을 전사적으로 홍보해서 사내 아이디어로 제안된 '승강장 양 끝에 에어커튼을 설치' 방안은 공모를 통해 제작되어 현재 수정 및 보완 중이다. 승강장 에어커튼은 지하역사에 유입되는 신발먼지를 자동으로 흡입하는 에어맥스 클린매트와 함께 국민건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센서로 까치집을 검출하는 돌출상황의 전차선로 사고 예방시스템과 철도시설물 결함을 진단하는 실시간 고속철도 신호설비 검측시스템, 자가진단 기능을 갖춰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고속철도 호환 인공지능형 선로변환기는 국민 개인은 물론 사회안전 강화 효과도 낼 전망이다.
철도용품 가운데는 해외제작사가 원천기술을 공개하지 않아 유지·보수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드는 제품이 적지 않다. 혁신제품 가운데는 해외제품보다 품질이 뛰어난 국내 기술제품도 적지 않다. 한국형 최초 고속철도 운전형 화면표시기나 빅데이터형 전차선로 이상유무 판별시스템, 실시간 고속철도 신호설비 검측시스템은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면서 유지·보수를 위한 외화반출도 막아준다.
한국철도공사는 혁신조달 수요구매 및 수요발굴 기여자에게 포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으로 뛰어난 혁신조달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적극행정의 결과는 공공성 개선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